“우리 회사 대표님 퇴직금, 정관에 3배수로 정해놨으니 그대로 주면 되겠지?”
법인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나 임원이라면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관대로 퇴직금을 지급했다가 세무서에서 “초과분은 근로소득” 이라는 통보를 받고 수천만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핵심은 임원 퇴직금에 두 개의 다른 한도 가 동시에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회사(법인) 입장에서 비용으로 인정받는 법인세법상 손금산입 한도, 다른 하나는 받는 임원 입장에서 낮은 세율(퇴직소득)로 과세받는 소득세법상 퇴직소득 한도 입니다. 이 둘은 계산식도, 적용 시점도 다릅니다. 이 글에서 두 한도를 어떻게 맞춰야 세금을 최소화하는지 실제 계산으로 풀어봅니다.
임원 퇴직금이 일반 직원과 다른 이유
일반 근로자의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계속근로 1년에 30일분 평균임금 으로 법정 최저 금액이 정해져 있습니다. 회사가 그 이상 줘도 전액 비용 처리되고, 받는 사람도 전액 퇴직소득으로 과세됩니다.
반면 임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회사와 위임계약 관계입니다. 그래서 임원 퇴직금은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지급되며, 법으로 정해진 최저액도 상한액도 없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얼마든지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과거 임원 퇴직금이 소득 빼돌리기·절세 수단 으로 악용됐고, 정부는 두 가지 안전장치를 만들었습니다.
- 법인세법상 한도: 회사가 비용(손금)으로 인정받는 금액의 상한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
- 소득세법상 한도: 받는 임원이 퇴직소득(낮은 세율)으로 과세받는 금액의 상한 (소득세법 제22조 제3항)
국세청에 따르면 임원 퇴직금은 정관·지급규정 → 법인세법 손금 한도 → 소득세법 퇴직소득 한도의 3단계를 모두 통과해야 온전히 인정됩니다 (국세청, 2026년 기준).
이 두 한도는 별개로 작동 합니다. 법인세법 한도를 통과해도 소득세법 한도에서 걸릴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둘 다 따져야 합니다.
1단계: 법인세법상 손금산입 한도 (정관 규정의 힘)
회사가 임원에게 준 퇴직금을 비용(손금)으로 인정받느냐 가 첫 번째 관문입니다. 손금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그만큼 법인세 과세소득이 늘어 법인세를 더 내야 합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 제4항은 두 가지 경우로 나눕니다.
① 정관에 퇴직급여 지급 규정이 있는 경우
정관에 임원 퇴직금 지급액 또는 그 계산 기준이 정해져 있으면 (정관에서 위임한 별도의 퇴직급여 지급규정 포함), 그 규정에 따른 금액 전액 을 손금으로 인정합니다. 상한이 따로 없습니다.
② 정관에 규정이 없는 경우
정관에 아무 규정이 없으면 법정 산식으로 한도가 정해집니다.
손금 한도 = 퇴직 직전 1년간 총급여액 × 1/10 × 근속연수
여기서 총급여액은 비과세소득을 제외한 봉급·상여 등이고, 근속연수는 1년 미만은 월수로 계산하되 1개월 미만은 버립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 2026년 기준).
차이를 예로 보겠습니다. 근속 16년, 퇴직 직전 1년 총급여 1억 2,000만원인 대표이사라면,
- 정관 규정 없음 → 손금 한도 = 1.2억 × 1/10 × 16년 = 1억 9,200만원
- 정관에 “3배수 지급” 규정 있음 → 그 규정대로 지급한 금액 전액 손금 인정
즉 정관에 지급규정을 제대로 만들어두는 것만으로 손금 인정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정관 규정 1줄” 이 수억원의 비용 처리 여부를 가르는 이유입니다.
2단계: 소득세법상 퇴직소득 한도 (2020년부터 2배수 룰)
법인세법 한도를 통과해 회사가 비용 처리에 성공했더라도, 받는 임원 입장에서 그 돈이 전부 퇴직소득으로 인정되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 소득세법 제22조 제3항의 한도가 작동합니다.
이 한도를 넘는 금액은 퇴직소득이 아니라 근로소득으로 봅니다. 퇴직소득은 분류과세로 세율이 낮은데, 근로소득으로 잡히면 종합과세로 세금이 크게 늘어납니다 (뒤에서 비교).
산식은 근무 시점에 따라 배수가 다릅니다.
임원 퇴직소득 한도 = (A × 1/10 × 2012–2019년 근무월수 ÷ 12 × 3) + (B × 1/10 × 2020년 이후 근무월수 ÷ 12 × 2)
- A: 2012.1.1–2019.12.31 기간의 총급여 연평균환산액
- B: 2020.1.1–퇴직일 기간의 총급여 연평균환산액
(소득세법 제22조 제3항, 국세청 2026년 기준)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시기별 배수 입니다.
| 근무 시기 | 적용 배수 | 비고 |
|---|---|---|
| 2011.12.31 이전 | 한도 없음 | 이 시점까지 누적분은 전액 퇴직소득 인정 |
| 2012.1.1–2019.12.31 | 3배수 | 연평균급여 × 1/10 × 근속 × 3 |
| 2020.1.1 이후 | 2배수 | 연평균급여 × 1/10 × 근속 × 2 |
2020년부터 배수가 3배에서 2배로 줄었다 는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같은 연봉·근속이라도 2020년 이후 근무분은 퇴직소득으로 인정받는 한도가 그만큼 작아졌습니다. 2020년 이후 임원이 된 사람은 사실상 연평균급여 × 1/10 × 근속 × 2 만 퇴직소득으로 인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한도 초과하면 세금이 얼마나 더 나오나
말로만 “근로소득으로 본다” 하면 와닿지 않으니 숫자로 보겠습니다. 알기 쉽게 2020년 1월 취임, 2026년 12월 퇴직(근속 7년) 인 임원으로 단순화합니다.
- 퇴직 전 3년 평균 연봉(연평균환산액) = 1억 2,000만원
- 정관에 “연평균급여 × 근속 × 3배” 지급규정 있음
회사가 지급하는 퇴직금 (정관 규정대로):
1.2억 × 1/10 × 7년 × 3배 = 2억 5,200만원
정관 규정이 있으니 이 2억 5,200만원은 법인세법상 전액 손금 으로 인정됩니다(1단계 통과).
소득세법상 퇴직소득 한도 (2020년 이후라 2배):
1.2억 × 1/10 × 7년 × 2배 = 1억 6,800만원
결과적으로 차액인 8,400만원 (2억 5,200만 − 1억 6,800만)은 퇴직소득이 아니라 근로소득으로 과세 됩니다.
여기서 세부담 차이가 발생합니다.
- 퇴직소득세: 근속연수공제 → 환산급여 → 환산급여공제를 거친 뒤, 세율을 적용하고 다시 근속연수로 나누는 연분연승법 으로 계산됩니다.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는 분류과세라 실효세율이 낮습니다.
- 근로소득: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되는 종합과세입니다. 고액 연봉 임원이라면 이미 높은 누진구간(과세표준 8,800만원 초과 시 35%, 1.5억 초과 38%, 3억 초과 40%)에 있어, 8,400만원이 그 위에 얹히면 38–40% 안팎의 한계세율 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소득세법 제55조 기본세율, 2026년 기준).
같은 8,400만원이라도 퇴직소득으로 인정되면 환산급여공제·연분연승 효과로 실효세율이 10–20%대인 반면, 근로소득으로 잡히면 한계세율이 38%를 넘기기 쉽습니다. 단순 비교만으로도 수천만원 의 세금 차이가 납니다.
기회비용: 정관 규정 없이 그냥 주면 얼마 손해?
“한도가 복잡하니 그냥 적당히 주자” 는 선택이 가장 비쌉니다. 임원 퇴직금 설계를 방치했을 때의 기회비용을 단계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① 정관 규정이 아예 없을 때
손금 한도가 “직전 1년 총급여 × 1/10 × 근속” 으로 묶입니다. 위 예시(근속 7년, 직전 총급여 1.2억)라면 손금 한도는 8,400만원에 불과합니다. 그 이상 지급하면 초과분은 회사 비용으로 인정 안 됨 → 법인세 추가 부담 입니다.
② 정관 규정은 있지만 소득세법 한도를 무시할 때
위에서 본 대로 초과분 8,400만원이 근로소득으로 전환되며 수천만원의 소득세 추가 가 발생합니다.
③ 퇴직금을 줄이고 급여로만 가져갈 때
반대로 “복잡하니 퇴직금 없이 월급만 많이 받자” 는 선택도 손해입니다. 매년 근로소득으로 종합과세되면 누진세율·건강보험료 부담이 누적됩니다. 퇴직소득의 분류과세·연분연승 혜택을 통째로 포기하는 셈입니다. 퇴직금을 받는 방식에 따른 세금 차이는 퇴직금 일시금 vs 연금 수령 비교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결국 정관·퇴직급여 지급규정을 미리 정비 하고, 지급액을 소득세법 2배수 한도에 맞춰 설계하는 것이 세금을 최소화하는 길입니다. 규정 정비 비용(세무·법무 자문 수십만–수백만원)은 절감되는 세금에 비하면 작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자주 묻는 질문
정관에 퇴직금 지급규정만 있으면 얼마를 줘도 세금 문제가 없나요?
2012년 이전부터 임원으로 근무했는데 그 기간도 한도 계산에 들어가나요?
한도를 초과해 근로소득으로 본 금액은 어떻게 신고하나요?
정관 대신 주주총회 의사록이나 별도 지급규정으로도 인정되나요?
1인 법인 대표도 임원 퇴직금 한도가 적용되나요?
세무 안내
이 글은 일반적인 세금 정보를 제공하며,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세무 처리는 세무사 또는 국세청 상담을 권장합니다.
퇴직소득세 계산기
내 퇴직금이 한도 안에 들어오는지, 세금은 얼마인지 직접 계산해보세요
정리
임원 퇴직금은 법인세법(손금) 한도와 소득세법(퇴직소득) 한도를 따로따로 통과해야 합니다.
- 법인세법: 정관에 지급규정이 있으면 그 금액 전액 손금, 없으면 “직전 1년 총급여 × 1/10 × 근속연수” 가 한도
- 소득세법: 2012–2019년 근무분 3배수, 2020년 이후 근무분 2배수 가 퇴직소득 한도. 초과분은 근로소득으로 종합과세
- 두 한도가 어긋나면 회사는 법인세, 임원은 소득세를 더 내는 이중 손실
정관·퇴직급여 지급규정을 미리 정비하고, 지급액을 소득세법 2배수 한도에 맞춰 설계하면 같은 돈을 받아도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퇴직 직전에 손대면 늦습니다. 내 퇴직금이 한도 안에 들어오는지부터 계산기로 확인해 보세요.
출처: 소득세법 제22조 (국가법령정보센터) · 임원 퇴직소득금액 (국세청) ·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 (국가법령정보센터)